귀촌을 고려할 때 많은 이들이 “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줄어든다”는 점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순히 생활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출 항목이 달라지고 구조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에서 고정적으로 지출되던 항목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시골에서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촌 전후 생활비를 항목별로 면밀히 비교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거비
도시 생활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주거비입니다. 월세나 전세자금, 아파트 관리비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큰 항목입니다.
반면 시골에서는 매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토지와 함께 주택을 구매해도 도시 아파트 전세금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가 주택을 마련한다면 매월 나가는 월세나 관리비 부담이 사라집니다.
다만 주택이 오래된 경우 리모델링이나 보수 공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붕 보수, 단열 공사, 상하수도 교체 등은 초기 비용으로 수천만 원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주거비가 줄어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초기 투자 비용과 장기적인 관리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식비
귀촌 생활에서는 식비 절감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곡물을 섭취할 수 있어,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채소·과일을 모두 구입해야 하지만, 시골에서는 상추, 고추, 감자, 고구마 등을 자급자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식비의 상당 부분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자급자족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식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에 필요한 씨앗, 비료, 농약, 농자재 구입비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또한 쌀, 밀가루, 육류, 생선과 같은 품목은 여전히 구매해야 하므로 이 부분은 절약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식비는 줄지만 농자재비라는 새로운 항목이 늘어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교통비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어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골에서는 대중교통이 부족해 자가용 이용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차량 유지비(기름값, 보험료, 정비비)가 크게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는 월 교통비가 10~15만 원 수준이라면, 시골에서는 차량 유지비로 월평균 30만 원 이상 지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 대형마트, 관공서 등 장거리를 자주 이동해야 할 경우 이 비용은 더 커집니다.
대중교통 대신 차량 유지비가 지출 구조의 핵심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의료비
도시에서는 다양한 의료기관을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읍·면 단위의 작은 의원이나 보건소는 이용할 수 있지만, 전문 진료나 대형병원은 원정 진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교통비와 함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일수록 이 문제는 더 크게 다가옵니다.
만약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교통비 + 의료비 부담이 도시보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촌을 고려할 때 의료기관 접근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과금과 생활 필수비
전기, 수도, 가스 등의 공과금은 도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시골은 난방비 부담이 큽니다.
도시에서는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시골은 기름보일러, 전기난방, 장작난로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겨울철 난방비가 도시보다 1.5~2배 이상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수도비는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도시보다 저렴하거나 무료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전기요금은 농사용 전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절약이 가능하지만, 농기계나 냉장·냉동 장비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전기요금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문화·여가비
도시 생활에서는 외식, 영화, 쇼핑, 공연 등 다양한 문화생활 지출이 많습니다. 반면 시골에서는 이런 기회가 적어 문화·여가비 지출은 줄어듭니다.
대신 농사일, 마을 행사, 자원봉사 등이 생활의 중심이 됩니다.
여가비 지출은 줄지만, 문화적 만족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 성향에 따라 차이가 크며, 도시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러 나갈 때 추가 교통비와 외식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여가비는 줄지만 도시 왕래 비용이 새로운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합적인 비교
종합적으로 보면 귀촌 전후 생활비는 단순히 절감되는 것이 아니라 지출 항목의 구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주거비, 교통비, 문화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시골에서는 교통비, 난방비, 농자재비가 새로운 비중을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도시 생활에서 월평균 생활비가 250만 원이라면 시골에서는 180만 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주거 형태, 자급자족 정도, 건강 상태, 차량 보유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귀촌 전후 생활비 비교는 “얼마나 줄어드느냐”보다 “어떤 항목이 바뀌느냐”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주거비와 식비는 절약되지만, 교통비와 난방비, 의료비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촌을 준비할 때는 단순한 절약 효과만 기대하지 말고, 각 항목별 예상 지출을 미리 계산하는 것이 안정적인 귀촌 생활을 위한 핵심입니다.